수술을 위해 한국에 입국할 당시 필리핀 공항에서 자가 격리 장소까지 10시간 정도 마스크를 끼고 있었습니다. 방역을 위해 수고해 주는 분들과 의료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한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주님께서 주신 축복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자가 격리 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요로 결석은 체외 충격파 시술로는 안 되고 직접 수술을 하였습니다. 수술 후 몸은 아픈데 옆 테이블 환자의 코 고는 소리에 얼마나 화가 나던지, 몸이 아프니 만사가 힘들었습니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고, 잘 수 있고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수술 후 몇 주 동안 염증으로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건강합니다.
자가 격리 중 20년 전 대학원 때 함께 공부했던 친구 목사님께서 건강검진을 예약해 주었습니다. 평소 한국에 올 때마다 다니던 건강검진 센터가 있는데 다른 곳에 가기가 좀 그랬지만 친구 목사님의 도움으로 결국 검진을 받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아내 뇌혈관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였고 파송 교회 목사님의 도움으로 포항에 있는 에스병원에서 뇌혈관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병원 원장님 말씀에 따르면 뇌혈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에 그 위에 또 다른 풍선이 있는 것은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터져야 할 녀석이 터지지 않고 발견되어 천만다행이라고 하셨습니다.
지난 3월 락다운 발표 때 아내와 아이들을 한국으로 보냈는데 만약 계속 선교지에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입니다. 역경과 아픔 속에 오히려 아내를 살려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2주 동안 병실에 있던 아내는 할머니들 말벗이 되어주고, 운동도 시켜주고, 섬겨 주다 보니 간호사 분들도 좋아하였습니다. 아내가 퇴원할 때 우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어느 곳에 있든 선교사로 살아가는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퇴원 후 계속 관찰을 하고 있습니다. 수술 부위가 잘 아물도록 기도를 부탁합니다.
온라인 예배는 일상이 되었지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함께 예배드림이 감사합니다. 더 간절해지고, 성도들이 더 보고 싶어집니다. 혼자 골방에서 카메라를 보고 있지만, 함께 있음이 느껴집니다.
기도회 때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왜 필리핀은 코로나 확진자가 많은지,
하루에도 수천 명의 사람들이 걸리고,
대통령은 “우리는 가난합니다.” 이렇게 절규하며 백신을 구걸하는지,
더러운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그 절박함에,
그 많던 한인들은 1/10만 남고 하루하루 두려움과 생업에 절규하는 우리 교인들,
그리고 지금도 더위와 코로나와 궁핍함 속에 선교지 영혼들을 먼저 생각하는 동료 선교사님들,
한국에 나와 있지만 다시 선교지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한 동료선교사님들,
그래서 더 선교지가 그립습니다. 그래서 더 간절해집니다.
무겁게 다가오는 한글학교 개강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전쟁 중에도 교육을 놓지 않았는데 자원하는 교사들로 인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한 달 늦게 개강을 하고 피드백을 들었는데 인터넷에 익숙한 아이들이 쉽게 적응하고 대화를 많이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0년을 선교지에서 보낸 미소는 대학 입시를 치르고 이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딸이 이젠 주님이 원하신 길이 보여 감사합니다.
편지를 쓰고 있는 동안 유튜브를 통해 찬양을 듣고 있습니다. 거기에 달린 댓글을 보고 기도합니다. 암으로, 가족을 하나님 나라로 보낸 외로움으로, 태교를 위해, 취업 때문에, 실직으로, 사춘기 자녀들 때문에, 주님을 떠난 죄송함에 목메어 우는 안타까움에..
찬양을 타고 우리의 슬픔 가운데 함께하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코로나와 함께 싸우는 주님이 계시기에 힘을 얻습니다.
힘겹게 살아가지만, 기도로 동역해 주는 여러분이 계시기에 감사하며 나아갑니다.
진심으로 여러분의 기도와 사랑에 감사합니다.
ps 저희 아들 훈이가 9월 14일 입대합니다. 국방의 의무를 잘 감당하도록 기도해 주세요.
함께 기도해 주세요.
1. 라구나 호수에 사는 마게도냐침례교회 성도들을 위해
2. 산타로사 한글학교 온라인 수업을 위해
3. 산타로사 꿈의교회 교인들 안전과 건강, 사업장을 위해
4. 군에 입대하는 훈이를 위해
5. 이순이 사모 건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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