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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을 다녀와서.. 김수지 (미국 대4.)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21/07/24

2021년 6월 10일 오늘은 처음으로 말라위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황토빛 진흙 집들은 차를 타고 다니며 수없이 많이 본 광경이었지만 직접 마을 구석 구석을 들어가서 걸어다녀 보니 이들의 삶은 훨씬 더 어둡고 막막해 보였다.

우리의 가이드 케네디와 제시카 목사님은 우리를 구불 구불한 마을 길로 안내했다. 마을 안으로 깊이 들어갈 수록 장작을 태운 냄새와 퀘퀘한 연기가 눈 앞을 자욱하게 가리웠다. 그렇게 흙먼지 속을 한참 걸어간 후 도착한 곳은 잿빛 진흙 벽에 지푸라기로 지붕을 덮은 자그마한 집이었다.집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어둡고 허름했다. 전등이 없어 집 안은 어두웠고 가구라고 있는 것은 나지막한 나무의자 세개와 대나무 깔판 하나가 전부 였다. 그마저도 손님이 찾아온다고 깨끗하게 정리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참 안타까웠지만 각 개인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들이 더 가슴 아팠다.

그렇게 텅텅 빈 집에서 홀로 다섯 아이를 키우는 여인, 남편이 죽은 후 친척들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겨 빈털털이로 손녀의 손에 의지하여 살 수 밖에 없는 여인, 하반신이 마비가 되어 하루 하루 고통 가운데 신음하며 살아가고 있는 여인…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참 무거워 진다. 한낱 학생에 불과한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고 지금까지 너무도 편안하게 살아온 내가 이들의 고통 앞에서 해 줄 수 있는 말이 없었기 때문에 더 마음이 무거웠다.
그때 한 여인이 고백하였다. “정말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너무도 어렵지만 나는 그래도 주님을 너무도 사랑합니다. 주님은 정말 저엉말로 좋은 분이십니다”. 이 고백을 하는 그녀에 눈에 그렁 그렁 맺힌 눈물이 어두웠던 그 방 안을 환하게 밝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눈에도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

심방을 하면 할수록 말라위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더 느껴진다. 아무것도 없어 하루하루 주님의 은혜를 의지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들의 가난한 마음 때문인지 집을 방문 할 때마다 주님의 긍휼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의 삶도 돌아보게 된다. 나는 과연 나의 하루 가운데 주님을 얼마나 찾고 있는가… 나는 ‘주님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라는 고백을 하고 있는가… 나는 주님이 없어도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편리함, 밤에 염려없이 잠들 수 있는 안락함 가운데 주님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가난한 마음을 잃어 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라위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무화과에 나뭇잎이 없어도,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어도,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고, 밭이 먹을 것이 없고,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고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 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하박국 3:17-18) 라는 말씀이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다 가진 것이 없으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만 주님은 진정한 행복은 우리가 가진 재산이나 풍요로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님을 신뢰하고 기뻐하는 마음이라고 하신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요즘 심방을 다니면서 체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