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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하계 소록도 봉사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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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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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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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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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 처음 왔다. 처음인 만큼 뭐가 뭔지도 모르겠었고, 뭘해야 되는지를 찾지도 못했다.
첫쨋날 아침, 6병동이란 조에 속해 처음으로 6병동으로 갔다. 6병동은 정신병동이다. 몸이 불편하시고 정신적으로도 불편하신 분들이 모여 계신 곳이다. 처음엔 아무 느낌도 없었다. 거리감도, 친금감도 없이 그냥 멍하니 시키는 일만 했다. 오후 때는 정신이 돌아왔다. 딱히 일이 없다고 하시기에 노인분들의 말벗이 되어 드렸다.
김복선 할머니, 양말과 한 쪽 다리가 없으시고 치매까지 있으시다. 사실 6병동의 90%의 환자분들이 치매이셨지만 거기에 거동까지 잘 못하시는 것은 확실히 불편해 보였다. 김복선 할머니께선 17~18세에 말을 잃으시고 20세 때 다리까지 잃으셨다. 할머니와 말을 계속 나누다 보니, 할머니께선 그저 고맙다고 몇번이나 말하시고 미안하시기까지 하시다고 하셨다. 왜냐고 물어보니 줄 것이 없어서 란다. 뭐가 해주고 싶으신데 아무것도 하실 수 없으셔서 마음이 아프시다고 했다. 그 말을 뒤로 한채 첫 날을 마쳤다.
둘째날, 김복선 할머니를 다시 찾아 뵀다. 하지만 '청년은 어디서 왔나?' '청년은 몇살이여?'라고 물으시는 바람에 마음이 아팠다. 분명 어제 말씀 드렸는데...
할아버지 한분을 뵀다. 박흥준 할아버지께선 치매는 없으시지만 뇌경색을 앓고 계셔서 몸의 왼쪽이 마비되셨따. 난 이 할아버지를 '천재형'이라고 부란다. '천재 할아버지'가 아닌 이뉴는 내가 계속 할아버지, 할아버지 라고 하니까 자기는 안늙었다고 할아버지 아니시란다. 여하튼 이 천재 형께선 무척 밝으셨다. 같이 말을 나누고 '천재형'이라 불러드리니 마치 해맑은 아이처럼 웃으셨따.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이셨다. 할아버지께선 다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셨다. 지금 하지 못하시는 일을 해보고 싶으시다고..
마지막 셋째날, 다른 할머니를 뵈었다. 얘기를 나누다가 손을 달라고 하셨다. 손을 내미니 내 손에 입을 맞추시며 너무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저도 해드리겠다고 하니 무조건 안된다 하신다. 그럼 손이라도 잡아드린다 하니 더러워서 안된단다. 뭐가 더럽냐고, 같은 사람손인데 뭐가 더럽냐고 하니 그냥 고맙다고만 하신다.
난 하루에 두세분과 함께 말을 나눴다. 그 중에서 위에 쓴 3개의 경우는 나에겐 너무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언제 다시 올 진 모르겠지만 훗날 다시 찾아왔을 때 그 분들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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