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아사모' 환영합니다.

아이디

패스워드

회원가입

ID/PASS 찾기

오늘 : 16235 명

어제 : 45331 명

전체 : 49875399 명

제목

소록도를 찾는 의미

작성자

홍지윤

작성일

2017/01/20

벌써 다섯 번째 오는 소록도이다.
이번에 나는 사랑의 집을 맡게 되었다. 처음 맡아본 사랑의 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로우면서도 익숙한 것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첫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저희 왔다고 인사를 드리러 다닐 때 익숙한 분들도 보여서 참 신기했고 좋았다.

이번 소록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을 꼽으라면 두 분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이수용 할머니이시다. 할머니께서는 항상 선글라스를 쓰고 꽃무늬 조끼를 입으시는데 이것이 포인트다. 할머니께서는 뭐든지 잘 잊으시는 것 같았다. 나에게 몇 학년이냐고 물으시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해주시더니 반대쪽을 쓰윽 보시고는 다시 나를 보시더니 몇 학년이냐고 물으시기를 열댓 번 반복하셨다. 그러시면 서도 엄마 아빠 말 잘 들어야해 너 정말 예쁘게 생겼다며 잊으시면 서도 잊지 않고 해주시는 말들이 참 감사했다.

두 번째로는 김덕림 아저씨이다. 이곳의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은 항상 같은 패턴대로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살아가시는 것이 너무 지루해보였다. 김덕림 아저씨도 그중의 한 분인데 우리 아빠와 동갑이시라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너무나 애착이 갔던 분이다. 내가 아저씨께 말을 걸면 아저씨는 듣지 않는 척하고 신경 쓰시지 않는 척 하면서도 다 대답해 주신다. 내가 크리스마스에는 뭐하셨어요? 하고 물었을 때 캐롤을 들었다 하시 길래 캐롤을 불러달라는 내 부탁도 흔쾌히 들어주셔서 참 감사했다 표정은 없으시지만 왜 인지 더 챙겨드리고 싶고 신경써드리고 싶은 분이셨다. 아저씨께서 불러주신 캐롤(실버벨)은 평생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소록도를 간다고 하면 내 친구들은 항상 너는 왜 자주 거길 가냐고 물었고 나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그냥...이라고 대답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다. 나는 이런 작고 사소한 추억들 때문에 자꾸 소록도를 찾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