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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어머니 6명 아버지 모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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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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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 어머니, 6명 아버지 모셔요”
“예쁜 집을 지어 20명의 어머니와 6명의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이 꿈입니다.”
지난 2001년 화성 동탄면에 내려와 독거노인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하기 시작한 박영순씨(53·여·동탄나눔회)는 동탄 신도시 택지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어르신들과 함께 오손도손 살고 싶은 것이 소원이다.
가정불화로 아이들과 헤어진 것을 괴로워 하던 박씨는 시골 전원 생활을 꿈꾸며 지난 2001년 화성 동탄에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평소 생각했던 인심 넉넉한 시골 마을이 아니었다.
도시보다 인심이 각박한 탓에 다 무너져 내리는 집에서 끼니도 거르면서 지내는 독거노인들을 보고 모른 채 할 수 없었다.
박씨는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는 주변 사람을 모아 지난 2001년 ‘동탄나눔회’라는 봉사단체를 결성하고 독거노인 돕기에 본격 나섰다.
박씨는 매일 같이 홀로사는 노인들의 식사와 빨래, 청소는 물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목욕 봉사를 벌이면서 어느덧 모시는 어머니가 20명, 아버지가 6명이나 됐다.
여기에 박씨는 이웃집에 살던 전모씨가 지난 2004년 지나친 음주로 사망하면서 남겨둔 자폐아(16) 등 3남매까지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친자식으로 키우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박씨도 자원봉사를 접을 뻔한 가슴아픈 일이 있었다.
수년째 치매를 앓고 있던 80대 후반의 한 할아버지를 매일 같이 찾아가 기저귀도 갈아 드리고 목욕도 씻겨주며 진정어린 참봉사를 해 오던 중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할아버지의 주검을 접하게 된 것.
쓸쓸한 표정으로 저멀리 하늘로 떠난 할아버지를 붙잡고 한참을 울면서 박씨는 너무도 허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자원봉사활동을 그만두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른 어르신들을 외면할 수 없어 또다시 사랑의 봉사를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박씨는 “워낙 고령인 어머니, 아버지들이 사시는 곳이 열악해 맘이 너무 아프다”면서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하듯 편히 가시는 그날까지 영원히 이분들과 함께 지낼 것”이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최원재기자 chwj74@kgib.co.kr[경기일보 2009-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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