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제목 |
| |
[기사] 한센인과 세상이 이어질 날은 언제쯤....소록대교 아직도 공사중 |
|
| 작성자 |
| |
운영자 |
|
| 작성일 |
| |
2008/09/12 |
|
[쿠키 사회]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섬은 세상과 단절된다. 오전 7시부터 11시간 동안만 섬은 배를 통해 육지와 연결된다. 가족과 떨어져 평생 격리된 삶을 살아내야 했던 섬 사람들은 육지와 연결된 다리 하나 없는 것이 몹시 서러웠다. 추석 등 명절 때면 그 아픔이 더했다. 1910년부터 한 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살고 있는 섬, 소록도 이야기다.
지난해 추석 무렵, 이 섬에 다리가 놓였다. 전라남도 도양읍 소록도와 녹동항 사이를 잇는 6㎞짜리 '소록대교'였다. 비록 명절을 맞은 임시개통이었지만, 완성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에 잠깐 내비친 다리의 모습에도 621명의 한센병 환자들은 큰 희망을 품었다. 그리운 가족이 살고 있는 곳, 사람 냄새가 물씬한 육지와 섬이 이제는 하나가 된 것 같았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도 다리는 미완성이다. 1945년 소록도에 온 이래 단 한번도 육지에 나가본 적이 없는 김순덕(93) 할머니는 지난달 딸의 방문을 애타게 기다렸다. 딸은 다리가 연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직장일을 마친 뒤 한달음에 내달려왔지만, 알고 보니 다리는 명절 때만 잠깐 문을 열 뿐 여전히 공사중이었다.
뱃시간도 놓친 그녀는 여관에서 홀로 밤을 지샜다. 다음날 첫 배로 섬에 들어왔지만 직접 만들어온 음식은 모두 쉬어버린 뒤였다. 딸은 서둘러 직장이 있는 뭍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모녀가 한 이불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려던 계획도 무산됐다.
11일 기자가 찾아간 소록도 집에서 김 할머니는 "엄마 노릇도 못한 죄인을 먼 곳까지 찾아와 주는 딸이 고마울 뿐"이라며 한센병으로 거의 감겨진 왼쪽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거동이 불편한 김 할머니는 "처음엔 기대와 설렘으로 다리 완공을 기다렸지만 계속해서 준공이 늦어지는 탓에 오히려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소록대교는 2001년 첫삽을 뜬 이래 계속 '공사중'이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개통됐어야 했지만 사고로 인부 5명이 숨지면서 공사가 늦어졌다. 게다가 다리 때문에 뱃길이 사라지면 관광 상권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일부 육지 주민들의 반대와, 외부인들의 자유로운 왕래를 걱정하는 병원측의 우려도 공사를 지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주민들의 기다림은 갈수록 간절해지는 상황이다. 소록대교는 육지와 단절된 한센인들에게 단순한 다리가 아닌,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로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주민 이청주(63)씨는 "처음엔 다리가 생긴다는 생각에 들떴지만 자꾸 개통이 늦어져 이젠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나를 잊지 않고 찾아와주는 여동생에게 미안한 마음만 커지고 있다"고 울적해했다. 소록도=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원철 김아진 기자 wonchul@kmib.co.kr
|
|
|
|
|
|
 |
|
| C | | | 번호 |
| |
제목 |
| |
작성자 |
| |
작성일 |
| |
조회 |
|
|
|
|
|
|
|
|
|
오늘 : 5488 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