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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미션―소금] 두 손 없는 소금장수 강경환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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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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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6년째 아사모 김장 나누기 할때마다 소금을 직접 염전농사를 지어서 후원을 해주신 강경환 권사님께서 국민일보에 큼직하게 나온것이 너무 반가워서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두손이 없이 열악한 환경속에서 일구어낸 소금을 받을 때마다 항상 감사와 죄송함이 교차하는 가운데 받으면서, 정말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느끼곤 했습니다.
올해도 염치없이 소금을 받으면서 분명 하나님의 축복이 넘쳐나기를 기도해봅니다.
소금장수 강경환(50·충남 서산시 충서감리교회 권사·사진)씨는 1급 장애인이다. 두 손이 없지만 무려 3만9600㎡(1만2000평)의 소금밭(부성염전 1호)을 가꾸는 소금장수다. 15년 전 그가 염전을 시작할 때 사람들은 웃었다. "손도 없는 사람이 주제 파악도 못하고…." 하지만 그는 해냈다. 물을 대는 일, 소금을 긁어모으는 밀대 작업, 삽으로 수레에 퍼 담는 일과 소금창고로 이동하는 일 등 모두 손수 했다. 처음엔 피범벅이 되기 일쑤였다. 왼팔로 중심을 잡고 오른팔을 삽의 세모진 곳에 넣어서 소금을 퍼 담았다. 일반인이 5번 뜨면 1번 정도 펐다.
1996년 염전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강씨는 이웃돕기에 나섰다. 형편이 좋지 않은 독거노인들 집 앞에 남몰래 소금 자루를 갖다 놓았다. 1포대를 팔면 2000원을 떼어뒀다. 1000원은 독거노인을 돕는 데 썼으며 1000원은 십일조로 냈다. 뒤늦게 선행이 알려지자 그에게 손가락질했던 이들도 고개를 숙였다. 최근에는 매년 소록도에 30포대씩을 보낸다. 지난해에는 봉사단체 '밀알'을 만들어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그는 날 때부터 장애인이 아니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72년 12월24일. 서산 벌말 해변에서 지뢰를 돌로 두드리다가 사고를 당했다. "꽝！" 하는 굉음에 정신을 잃었다. 사흘 뒤 깨어나 보니 두 손이 날아갔다. 너무나 창피해 문 밖에 나가지도 않았다. 중학교도 가지 않고 3년간 두문불출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며칠 동안 집을 비웠다. 너무나 배가 고팠던 소년은 두 손을 잃은 뒤 처음으로 요기를 해결했다. 그리고 석 달 동안 숟가락질을 연습해 스스로 밥도 먹었다. 10대 후반은 주막에서 살았다. 모든 게 싫었다. 아침 10시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 밤 12시가 넘어야 집으로 돌아왔다.
80년 2월18일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이날도 엄청나게 취했다. 아침에 깨어보니 책상 위에 '그루터기'라는 신앙잡지가 있었다. 두 팔과 다리 하나가 없는 정근자씨라는 분의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그의 심장은 요동을 쳤다. 때마침 황금산교회 전도팀의 심방을 받고 예수를 믿었다.
그는 크리스천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5가지 큰 소망을 세웠다. 집 가까운 곳에 교회를 세우게 해달라는 것과 교회에 피아노를 사달라는 기원을 했다. 다음으로 글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십일조 생활을 할 수 있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축복도 기원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배우자를 보내 달라고 애원했다. 기적은 일어났다. 3개월 만에 글씨를 썼다. 하루에 4∼5통 편지를 써서 학생들에게 전도 편지를 썼다. 13명의 청년들과 함께 오지리에 교회를 세웠다. 피아노도 생겼다. 88년엔 그의 인생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두 손 없는 그에게 빛이 된 아내 정순희 집사다.
소금창고 옆 컨테이너로 만든 보금자리엔 낡은 책 한권이 눈길을 끈다. 컬러사진판 갈릴리 성경(1997년판 종로서적 출판). 한 번 펼치자 잠언 6장(915쪽)이 나온다. 몽둥이 손으로 비뚤게 그은 빨간색 볼펜 밑줄이 눈에 들어온다.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손을 게으르게 놀리는 자는 가난하게 되고 손이 부지런한 자는 부하게 되느니라 …"
강씨는 힘들 때마다 찬송가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통일 488장)를 부른다. "세상에서 그 어떤 삶에 갇힌 자와 보람을 아직까지도 찾지 못한 사람은, 이제라도 그리스도를 바라보세요. 세상이 달라지고 희망이 생깁니다."
서산=글·사진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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