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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마사는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삶의 수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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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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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생존권 투쟁 나선 시각장애 안마사들 시각장애 안마사들의 생명을 건 처절한 생존투쟁이 보는이들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시각장애인이 아니어도 안마사를 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시작된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일수 없다며 마포대교에서 연일시위를 벌이면서 15미터 한강으로 투신하는등 초강경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다리 상판을 손으로 더듬어 다리밑 교각상단으로 이어지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 차가운 한강물로 뛰어 내리는걸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강으로 몸을 날린 시각장애인이 6월 2일까지 벌써 8명에 이른다.
다행히 미리 다리밑에 보트를 타고 대기하고 있던 구조대에 의해 신속히 구조된 탓에 목숨을 건졌기 망정이지 목숨을 잃는 참극이 벌어졌다면 대한민국 역사에 도 하나의 비극적 사건으로 기록될 뻔 하였다.
그러나 결국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안마사로 일하고 있는 손(42)씨가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아파트 9층에서 아파트화단으로 뛰어 내려 목숨을 끊은 것이다.
유족에 따르면 손씨는 헌법재판소의 최근 안마사제도 관련 결정 뒤 힘들어 했으며 손씨와 맹학교에서 안마사교육을 함께 받았던 친구 역시 손씨가 안마사 교육을 마치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손님을 받아 일해왔는데 헌재가 시각장애인만 안마사가 되도록 한 현행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자 앞으로 일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괴로워 했다고 말하였다.
손씨의 투신자살로 안마사회원들의 시위는 감정이 북받친 탓에 강경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시위대는 마포대교 아래 한강둔치 시위현장에 손씨의 빈소와 근조 현수막을 설치하고 교각 곳곳에"맹인생계 빼앗아간 재판부는 사퇴하라"는 구호 현수막을 걸어놓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의 통제로 다리접근이 봉쇄되어 더 이상 한강으로 투신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전국각지에서 올라온 시각장애 안마사협회회원 200여명이 모여 붉은 구호띠를 이마에 질끈 동여매고 확성기를 이용,투쟁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강경투쟁을 계속하고 있고 조만간 대규모 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안마사는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삶의 수단 시각장애인들이 이처럼 목숨을 걸고 한강으로 뛰어내리고 아파트에서 투신자살까지 마다하지 않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처럼 헌법 재판소가 같은 사안에 대해 2003년 6월 "정부정책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위헌이다 할 수 없다"며 내린 합헌 결정을 뒤집어 "일반 국민이 안마사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시각 장애인에게만 안마사자격을 혀용하는 현행 법령은 위헌"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그동안 불법,음성적으로 안마사업종에 종사해온 100여만명의 정상적인 일반인들이 합법적으로 안마사업소를 운영하거나 안마사로 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들 100여만명의 일반인 종사자들이 본격적으로 안마사일을 하게 되면 시각장애 안마사들의 일자리가 줄어 들 수 밖에 없다.
시각장애인 특유의 탁월한 손감각에 의한 독보적인 안마기술로 차별화를 통해 상대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설자리가 없어지는걸 막을수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생활터전이 위협받는 상황앞에서 절망감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극단적인 행동에 나설수 밖에 없는 그 처절한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간다.
시각장애의 특성상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일반인들과 달리 직업 선택권이 없다.
따라서 오로지 법적으로 배려한 안마사를 직업으로 삼는 것이며 안마사에 종사하지 않는 시각장애인은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선정되어 정부의 생활보조로 근근히 목숨을 이어가는 형편이다.
시각장애인도 일반인들처럼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아 훌륭하게 키우고 싶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혜택만으로는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법적으로 공인한 안마사를 생계수단인 직업으로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장애인들의 특수성 때문에 1915년 부터 이들에게 안마사 자격을 주기 시작하였으며 오늘날에는 맹학교에서 6804명이 3년간 안마사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이가운데 5500여명이 1000여개의 안마업소에서 안마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에게 위기가 닥친건 1999년경부터 스포츠 마사지,경락마사지등 무자격업소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부터였다.
이러한 무자격 업소에 대해 정부가 규제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이들업소가 무려 10만여개로 늘어났고 이들 무자격업소에 종사하는 무자격 안마사 또한 100만명 수준에 육박하게 된 것이다.
법적 헌재결정 유감, 시각장애인 생존대책 마련 절실 이들 무자격업소와 무자격 안마사들이 이익집단화하면서 합법적 영업,직업활동을 하기위해 헌법재판소에 관련법에 대한 위헌신청을 제기하게 되었고 마침내 헌법재판소도 직업선택의 자유,평등권등을 들어 위헌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법리적 해석을 바탕으로 위헌결정을 내린만큼 헌재의 위헌결정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사안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린지 불과 3년만에 스스로 결정을 뒤엎고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은 법리해석의 일관성 측면에서 신뢰성을 상실하였을 뿐아니라 실정법 이전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관습법,국민정서법을 고려하지 않은 몰인정, 반인간적 비정한 판결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콩 한조각도 열명이 나눠먹는다는 우리민족의 따뜻한 상부상조의 미풍양속과 거리가 먼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야속하고 받아들이기 난감하다.
헌법재판관들 자신이 시각장애인이거나 자식들이 시각장애인 안마사였더래도 그러한 결정을 내렸을까. 약자의 입장이 되어 보지않고 약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법리적 해석만으로 약자를 사지로 내몰면서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만을 앞세우는 무늬만의 복지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대변한 반인간적 무심하고 무정한 발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에게는 우군도 없다는 점이다.
정치권도 소수인 이들보다 100만표에 이르는 무자격안마사들의 눈치를 보기때문에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헌재결정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고 특히 장애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서야할 장애인 출신 국회의원인 열린우리당의 장향숙의원,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한나라당의 정화원의원 마저도 행방을 알길이 없다.
시위의 감초이자 터줏대감들이 한.미FTA 반대 시위차 미국 워싱턴으로 원정시위를 나갔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 많던 시민단체와 시민운동가들 모두 어디 갔는지 시각장애인들 시위현장 어디에서도 그들의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월드컵 분위기에 휩쓸려 제정신이 없는 것인지 거들어봤자 생기는것 없이 오히려 주머니돈이 나갈수도 있고 뙤약볕에 생땀만 흘린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찌되었거나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내려진만큼 이제 정부가 나서서 그들의 생존권을 보호해 줘야 한다.
직업선택의자유,평등권을 내세워 직업선택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누릴수 없고 신체적 장애때문에 평등권에서 소외된 그들을 위해,새로운 법을 마련해서라도 생업을 보장해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안마사업종 뿐아니라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전화상담직,전화여론조사직등 취업할 수 있는 업종을 개발하여 취업의 길을 넓혀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안마사협회간 논의되고 있는 안마사업종 할당제도 적극적으로 검토 시행해 볼만하다.
시각장애 안마사협회도 투쟁은 하되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는 투신등 극단적인 투쟁을 지향하고 시각장애인 특유의 손감각기능을 최대한 이용하여 안마기술의 차별화를 통한 손님 유치노력과 홍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아무튼 정부 보건당국과 시각장애인측이 머리를 맞대고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인간적인 삶을 누릴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생존대책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발휘하길 바라고 정치권과 시민단체,종교계도 이들이 육신의 장애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과 보호에 앞장서주길 바라마지 않는다.
<김환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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