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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읽는 국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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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소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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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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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읽는 국정 - 남궁 소담 - 기자
--따뜻한 손길로 세상을 어루만지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에 내리면 낯선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화려한 옷, 윤이 나는 구두가 진열되어 있는 으리으리한 백화점 옆길로 노숙인과 쪽방촌
거주자들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줄을 늘어서 있다.
도시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준 듯한 풍경이다.
어른 한 명 겨우 누울 수 있는 작은 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마저도 가질 수 없어
거리에서 한뎃잠을 자는 사람들... 그들에게 나눔의 빛을 비추는 이들이 있다.
봉사단체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이다.
--연두색 조끼를 입은 아름다운 사람들--
영등포역 인근에 위치한 광야교회. 하루 3끼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이곳은
식사시간이면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에 뜨끈한 국물로
배를 든든히 채우는 인파 사이로 연두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보인다.
조끼에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이하 아사모)’라고 적혀있다.
노인과 장애인,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아사모 단원들은
지난 1월 16일 광야 교회 지하 중층에 모여 앉았다.
“오늘은 2012년 광야교회에서의 첫 봉사 날입니다.
올 한 해도 별 탈 없이 즐겁게 봉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봉사는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일 아니고 여러 사람의 협력이
있어야 가능 하지요. 오늘도 힘을 모아 잘 해봅시다.(강병식)
아사모 회장 강병식 씨의 인사말이 끝나자
모두가 ‘파이팅!’을 외치며 박수를 친다. 이때
스피커에서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오늘은 아사모의 봉사가 있는 날입니다. 안마나 침술을 받고자 하는 분들은 지하 중층으로.
이발을 원하는 분들은 1층으로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시각장애인 김정복 씨와 강옥자 씨가 오늘의 안마사다.
작은 방에 이불을 깔고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오늘의 첫 손님은 40대 남자. 그는 교통사고로 뇌를 다쳐 왼쪽 손과 손목을 움직이지
못한다고 한다.
강옥자 씨는 그의 머리를 정성껏 누르며 안마를 시작한다.
--사회 구석구석을 비추는 나눔의 빛--
시각장애인 봉사자들이 안마를 시술하는 사이 사자들은 찾아오는 분들의
이름과 나이, 병력을 물어 차트에 기록한다.
혈압을 재고, 당뇨 등 질병 유무를 묻고, 약을 복용하는지도 확인한다.
무릎이 불편한 할머니, 어깨가아픈 할아버지.허리 디스크 증상을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한편 김정복씨는 70대 어르신의 어깨를 안마하며 대화를 나눈다.·····
“어르신, 운동하세요?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하시는 게 좋아요.
요즘처럼 추울 때는 밖에 나가실 대 꼭 따뜻하게 내복 챙겨 입으시고요.
털모자 있으면 꼭 쓰셔야 해요.(김정복)”
매월 첫째. 셋째 주 월요일엔 이곳 광야교회에서 .
둘째. 넷째 주 월요일엔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아사모 사무실에 안마와 침술 봉사를 펼친다.
한 달이면 70~80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아사모 단원들에게 안마와 침술 봉사를 받는다.
2002년 12월에 창립한 아사모에 시각장애인 안마 봉사팀이 만들어진 건 2003년 6월의 일이다.
시각장애인 단원인 박영배 목사가 이이디어를 내어 안마와 침술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사모에서는 여러 가지 봉사 활동을 하고 있어요.
1년에 두 번 소록도에 가서 그곳 어르신들을 돕고 있고요,
아사모 단원 중 시각장애인 이 주축이 되어서 매달 안마.침술 봉사를 합니다.
장애인 나들이와 어려운 분들에게 김치를 나눠 드리고 있어요.(박영배)”
소록도 봉사활동에 참가한 자원봉사자가 2002년부터 지금가지 무려 2,500명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26일부터 3일간 진행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서는
자원봉사자 223명이 참가하여 3,000여 포기의 김치를 담가 장애인자립생활센타.
소록도. 지역아동센터. 독고노인. 등에게 전달했다. 작은 손길들이 모여 이룬 나눔의 역사다.
--마음을 열고 소록도를 만나다--
지난 1월 2일부터 5일까지 열린 동계 소록도 봉사활동에는
아사모 단원 50여 명이 참가했다.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소록도는 과거에는 한센병 환자들과 병원 직원들만 있는 섬이었지만 최근에는 외부 유입 인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평균 연령은 70대 전후로, 건강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이 많다
소록도에 가면 안마부터 침술, 도배, 페인트칠, 전자제품수리까지...
어르신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일을 해드립니다.
처음 소록도에 갔을 때는 저 역시 두려웠어요.
한센병에 대해 잘 몰라서 혹시 전염이라도 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도 있었죠.
그런데 봉사를 하자니 내가 마음을 닫고 있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대화를 나누니까 마음의 벽이 무너지고 그곳 모든 분들이 친근하게 다가와 주셨습니다.
소록 사람들은 불평이 없습니다. 항상 만족하며 살아가는 분들이죠. 그분들은 만나면서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박영배)“
박영배 씨가 소록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아사모가 창립되기 이전인 1991년.
그 사이에 돌아가신 어르신들도 여럿이지만, 그분들 모두가 그의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 소록도의 역사를 얘기해 주시던 집사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던 할머님...., 그분들이 제게 주신 감동이 지금도 저를 일으켜 세웁니다.(박영배)”
--“나눌 수 있어 행복해요”--
900여 명의 아사모 단원 중 시각장애인은 10여 명 정도 이중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이들이 3·4명이다. 이들에게 봉사의 의미는 남다르다.
“중도실명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봉사를 시작하면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지만, 도을 주는 것이야말로
참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많은 분들이 봉사에 동참하셔서 장애인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걸
사회에 보여줬으면 합니다.(박영배)“
“내가 잘하는 안마 기술로 다른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해 줄 있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봉사를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고요.(강옥자)”
전신의 기운을 쏟아 내야 하는 안마. 심신이 지친 사람들을 안마하다 보면
나조차 기력이 쇠할 법도 한데. 아사모 시각장애인 단원들의 표정은 여전히 밝다.
아무런 대가 없이 행하는 봉사가 그들의 삶에 기쁨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소외된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그들의 손길이
세상을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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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석 구석..아사모를 잘 소개해주는 글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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