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이곳을 도착하기 전 한센 병에 대해 아는 바라고는 성경속의
나아만장군의 이야기뿐이었습니다. 단지 무척 고통스러운 병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봉사활동의 날짜가 다가올수록 새로운 환경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내가 그곳에 가서도 평소처럼 그분들을
대하고 그 분들께 내 마음을 다 표현 할 수있을까하는 생각들이 온통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걱정들은 기도하면서 제 마음은
설렘이라는 단어로 바뀌었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열심히
한다면 하나님께서 분명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실거라고..
출발하는 날이었던 주일, 교회에서는 하루 종일 이번 봉사에 대해서만
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출발하고 버스 안에서는 솔직히 지쳐서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은 없었지만 도착한 후 봉사를 시작 했을 때 하나 둘 마주치게 되는,
아니 내 눈에 보이는 한센 병 환자들은 우리 동네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셨습니다. 기도의 응답이었을까요..^^?
내가 처음 생각하고 떨던 무서운 한센병 환자들이 아니라고 느껴졌어요!
정말 주님께 너무 감사했죠! 제가 있던 5병동엔 제가 충분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9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하신
이쁜이 할머니부터 숨을 쉰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계실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처음 그분들과 몇 마디 나누기 시작했을 땐, 어떤 말부터 해드려야 할지,
어떤 말이 힘이 되실지 모르겠어서 마냥 웃기만 했습니다.. 내가 웃는 모습이
힘이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은 있었기 때문에.. 기도도 할 수 없었어요..
기도하려고 손을 잡고 눈을 감으면 그분들을 위한 기도는 나오지 않고 감사하다고..
나를 이렇게 건강하게, 이렇게 건강하고 밝게 태어나서 살게 하심을 감사한다고..
하는 ‘나를’ 위한 기도밖에는 안나왔으니까요..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가 ‘감사’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주 뵙고 말동무라기 보단 손녀가 되어 드리고 나 또한 우리 할머니라는 마음으로
대하면서 내 건강 감사보단 당신들의 살아계심과 만남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한분, 한분 내 기억에, 마음에, 새기면서 하나라도 빠뜨리고 갈까 조바심 내며 담았습니다.
당신들이 아프실 땐 나 또한 마음이 아프고, 당신들이 기분 좋으실 땐 나 또한 기뻐지는..
내 마음이 하나 된 것 같아 정말 다행스럽고 뿌듯했습니다.
셋째날인 오늘, 오후시간엔 선생님께 부탁드려서 마을 심방으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병동에 계신 분들이 그토록 좋은 날씨가 되어 가고 싶어 하시는 마을이 어떤 곳인지
보고 싶은 마음에서였죠.. 한집, 한집, 방문하며 전 더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동에 계신 분들이 자꾸 생각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옷 두둑히 입혀드려서 함께 거닐고
싶다는 생각,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끝까지 함께 있어드릴걸,, 하는 후회 등등 이 생각
저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물론 마을심방도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기도의 후원자’ 가 얼마나 큰 힘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 눈앞에서 하나하나
늘어나는 나의 후원자들을 보며 새로운 올 한해 더욱더 주안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고 든든했습니다. 나 또한 이 소록도의 영원한 기도의
후원자가 될 것을 다짐하며 마지막 걸음까지 가볍게 내딛었습니다.
벌써 내일이면 마지막 날이네요.. 내일 아침 식사 수발 때 오늘 오후 보지 못한
5병동 할머니, 할아버지께 아쉬운 점과 사랑을 나눠드려야겠습니다.
앞으로 평생 소록도를 잊지 못하며, 살아있다는 것에 조금 더 감사하며,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주님의 원대한 계획 속의 더 큰 일꾼이 되기 위하여! 아.사.모. 파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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